성민종합사회복지관 곽효정 부장
Q. 안녕하세요, 곽효정 부장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민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27년차 사회복지사 곽효정입니다. 노숙인 등을 위한 무료진료 기관인 요셉의원에서 3년, 상계종합사회복지관에서 11년간 근무했고, 지금의 성민종합사회복지관에서 1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 자긍심이 근거있는 자긍심이 되기 위해 ‘나는 실력있는 사회복지사인가’를 늘 성찰하고,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마주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진심인 편이고, 배움, 여행, BTS, 파란색, 반고흐, 임윤찬, 최재림을 좋아합니다.
Q. 작년에 학문적 연구와 현장실천을 병행하는 어려운 과정을 마치셨는데요, 그 과정에 도전하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습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제가 진학을 통한 학습을 선택한 이유는 현장의 의견을 학계와 행정가들에게 보다 잘 전달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실천현장, 학계, 정책과 사업을 만드는 행정가 각각은 자신의 고유한 역할을 하면서도 상호유기적으로 관계해야 하지만 늘 아쉬울 때가 많았어요. 특히나 현장과 괴리가 느껴지는 정책이나 정부(시책) 사업들이 현장에 쏟아질 때마다 그 아쉬움과 답답함은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정책과 현장의 괴리를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현장가들도 현장 의견을 데이터로 말할 수 있는 연구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주장은 근거가 명확하니 같은 상황이라면 좀 더 수용하기 쉽겠죠.
그동안은 이 부분에 대해 현장 친화적인 학자나 교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고 그 부분도 분명 필요하지만,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어본 경험이 있는 현장가가 연구력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선뜻 나서주지 않는다면 저라도 그 역할을 해보자 싶어서 도전했고, 기쁨과 고통이 함께했던 힘든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졸업은 했으나, 이는 연구를 위한 최소한의 자격요건일 뿐, 연구력은 이제부터 쌓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참 멀게 느껴지지만 언젠가는 도달 하겠지요? (하하)
Q. 쓰신 논문 주제가 ‘중장년 1인 가구 근로빈곤 여성의 사회적 배제’이고, 이 주제로 서사협에서 보수교육 강의도 하셨는데요, 이 주제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근무하고 있는 복지관이 위치한 자치구가 서울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고, 복지관이 담당하고 있는 행정동은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이러한 지역사회 특성을 반영해 복지관에서는 1인 가구 사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는데요. 특히, 코로나 이후에 급증한 1인 가구 중장년들과 그들의 위기 상황을 가까이 경험하면서 관련 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외부자원을 유치해 대대적인 1인가구 중장년 사업을 펼쳤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나 사회복지사가 만나고, 이를 통해 모이는 주민들은 대부분 남성이더라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누군가는 ‘이 지역에는 1인 가구 중장년 남성들이 많이 사나보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저는 ‘1인 가구 중장년 남성들과 비슷한 형편에 있는 1인 가구 중장년 여성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제 논문 주제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성평등한 사회는 아니기 때문에 같은 조건이라면 여성들의 삶이 더 가혹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거든요. 평소 여성과 1인 가구에 대해 가졌던 관심을 연구주제로 연결시키고 시기적절한 현장밀착형 연구를 할 수 있어서 논문을 쓰면서도 애정을 가지고 재미있게 쓸 수 있었고 과정 중에 연구참여자들을 통해 얻은 배움과 감동이 컸습니다.
Q. 사회복지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 사회복지 실천가치는 ‘연대’라고 생각합니다. 연대는 중요한 실천가치이자, 실천방법이자, 우리가 바라던 복지국가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사회복지사들이 자주 외치는 말이기도 하고, 사회복지의 본질과 철학을 생각해볼 때 매우 당연한 말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외치는 이유는 사회복지 실천에서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말처럼 쉽게 이루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를 꿈꾸는 사회복지사의 실천에 연대가 빠져있다면 말과 행동이 다른 이율배반적이고 언행 불일치한 삶이자 사람이라 생각하구요, 그래서 사회복지사는 그 누구보다 ‘함께’ 그리고 ‘더불어’ 하는 일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오랜 기간 현장에서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계신데요, 감동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경험, 혹은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만난 주민을 통해 받은 감동과 인상 깊은 기억들은 일해온 세월만큼이나 많지만, 그 경험이 남보다 더 특별하거나 새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유범상 교수님을 모시고 사회복지사 학습동아리 ‘복지마중물’을 총6년간 100회 진행하며 다양한 사회복지현장 동료들과 책 읽고 토론하며 같이 고민했던 경험이 제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또한, 자랑하고 싶은 것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성민종합사회복지관의 조직문화와 10여년 이상 이를 함께 만들어온 훌륭한 동료들입니다. 신입 때부터 복지마중물을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가치와 철학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는 힘을 키웠고, 존엄한 실천에 대한 지난한 학습과 토론으로 ‘성민복지용어사전’까지 만들어내며 타자를 존엄히 여기는 태도, 사용하는 단어 하나도 존중의 언어로 신중하게 사용하는 본질적 실천을 체화하여, 성숙한 소통방식으로 주민에게는 친절하고, 상호 동료들에게는 신뢰롭고, 기관에는 열정과 주체성 넘치는 직원들입니다. 이렇게 성숙한 동료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성민은 즐거움, 신뢰, 사랑이 가득할 뿐만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 실력도 우수한 ‘이상적인 조직’이라고 자부합니다. 성민을 경험한 주민, 외부 동료, 유관기관 관계자 분들은 이런 성민의 모습을 칭찬, 신뢰, 인정해주시고 꿈의 직장이라며 많이 부러워하시는데, 이런 것들은 서울시 평가, 자치구 지도점검 등으로 드러낼 수 없는 부분이라 참 아쉬웠어요. 이번 기회에 맘껏 자랑해봅니다!
Q. 2024년 갑진년, 새해 계획은 무엇인가요?
자기 돌봄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제가 돌보아야 할 여러 사람 중에서 자신을 1순위로 두고 챙겨보는 것입니다. 당위적인 일보다 자신의 상태를 좀 더 살피는 그 이상적인 일을 실천해 보려고요. 생애주기 상 이제는 건강을 열심히 관리해야 할 시기도 도래한 것 같아요. 건강한 신체의 돌봄부터 시작해서 건강한 정신의 돌봄까지 해볼 계획인데요, 문제는 제가 운동을 참~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운동하지 않고 건강할 방법 또는 운동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노하우를 찾고 있습니다(하하).
Q. 마지막으로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 바라는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실까요?
저는 협회의 존재감이 참 미약했던 시절부터 시작해서 사회복지사와 복지현장을 대변하는 주요단체로 성장한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쉼 없이 성장해온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를 애정하고 응원하는 회원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울 사회복지사들의 소속감, 정체성, 울타리가 되어주시고, 실력 있고 힘 있는 협회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