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규 인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 회원조직위원회 위원장/ 교남소망의 집 원장
제자리에 있어야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산행을 하다가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더 오래 동안 보고 싶은 마음에 그 꽃을 캐내어 화단에 심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집 화단에 옮겨 심은 그 꽃은 그때 보았던 꽃이 아님을 금방 알게 됩니다. 강물에 담겨 있어야할 조약돌도, 밥상위에 놓여야 할 수저도 아무 곳에서나 뒹굴면 쓸모가 없어지듯이 사람도 제자리에 있을 때 비로소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게 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도 꼭 있어야할 그 자리를 지켜주는 사회복지사들이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기입니다. 언제가 부터 들리기 시작하던 저출산 고령화가 지금은 사회복지현장의 지형을 바꾸어 놓으면서 방향감각을 상실한 기분마저 듭니다. 또한 지역사회를 기초한 비시설서비스가 강조되면서 새로운 정책들이 공공영역과 민간영역에서 시도되고 있어서 제도적 소통과 상호균형 유지의 과제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맞닿은 이러한 변화와 혼란은 사회복지사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회복지사협회의 역할이 더 필요하고 기능도 더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사회복지사의 존재마저 흔들리는 현장에서 선의와 능력을 잘 살려내고 북돋아 줄 수 있는 협회로, 또는 현장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다가가기 쉬운 곳의 사회복지사들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목소리도 들어내는 협회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서비스 정신으로 뭉쳐지고 역동적인 힘을 저장하여 지친 사회복지사들의 근심을 푸는 곳이 되고 새 힘의 통로가 되는 협회이면 참 좋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특별시사회복지사협회가 계획하고 있는 권역별 지회결성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판단됩니다. 이 사업은 9대 정종우 회장의 공약사업으로 향후 협회에서는 서울을 동서남북 4개 권역으로 나누어 지회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이 지회는 사회복지사 회원 간의 단합과 전문성을 도모하고, 사회복지사의 권익증진이나 의사소통의 공식적이고 응집력 있는 조직체계를 확보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사회복지현장의 크고 작은 목소리가 화음이 되어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고, 사회복지의 고민들을 정책에 담아내는 일들이 가능해지도록 지혜를 모으는 일에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피해갈 수 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사회복지를 예찬하며
이웃의 삶에 다가가고 그들의 삶 안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통로로써
꼭 있어야할 그 자리에서 복지의 생기를 흘려보내는
사회복지사를 큰 박수로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고단한 일상에서 마음쉬어가길 바라며 시 한편 띄워봅니다.
어떤 돌도
꽃처럼 물 위에 뜰 수 없다.
하지만 만일 그대가 배를 갖고 있다면,
그 배는 수십 킬로그램의 돌을 실어도
물위에 뜰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 정도의 고통이 그대 안에 있어도
배만 갖고 있다면
그대는 여전이 뜰 수 있다.
[쿠션 p22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