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미 (번동3단지종합사회복지관 부장)
◈ 자기소개 및 걸어오신 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번동3단지종합사회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은미입니다. 저는 대학생 시절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기에 북한이탈주민관련 사업을 많이 하고 있는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이탈주민 대학생 사업을 담당하기도 하였지만, 아동방과후프로그램, 결식아동지원사업 등 아동관련 사업들을 맡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동복지에 많은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일을 하면서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좋은 기회로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컨소시엄으로 진행한 시범사업인 ‘학교사회복지사파견사업’을 담당하는 일을 했습니다. 학교사회복지 법제화를 위해 여러 선생님들과 국회, 정부 부처를 열심히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활동하면서 여러 부족함을 느낀 저는 대학원에서 아동복지를 중심으로 석사과정을 하였고, 번동3단지종합사회복지관 위스타트 팀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정부 사업인 드림스타트로 사업이 이전되기 전까지 ‘위스타트 강북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약 150명의 아동과 그 가족들을 돕는 일을 하였습니다. 이후 복지관에서 총무과장을 맡게 되면서 직원들의 인권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여러 활동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복지관에서 부장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번동3단지종합복지관에 대한 소개와 주요사업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번동3단지종합사회복지관은 1990년 10월에 개관한 영구임대단지 내 1호 종합사회복지관입니다. 34년을 영구임대에 거주하시는 주민들과 함께 해왔고, 2022년부터는 본 복지관이 속해 있는 번3동을 비롯한 미아동, 송중동까지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여 ‘지역밀착형복지관’사업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을 찾고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복지관은 적치가구, 저장강박이 있는 주민을 돕는 ‘청정이웃지원센터’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기존에 진행하던 정리정돈사업에서 확장된 것으로 201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과 꿈 사업으로 3년간 진행한 후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받아 2021년부터는 강북구 조례에 근거하여 위탁사업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적치가구, 저장강박이 있는 가구의 경우 여러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고, 장기간 그 어려움이 지속된 경우가 많아 접근이 어려운 만큼 사회복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입니다.
다음으로는 온라인 사회 내 여러 문제로 힘들어하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 및 예방사업인 ‘온라인백신센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스마트폰 과의존, 게임중독, 사이버 폭력, 개인정보유출, 허위정보유출 등 온라인 사회문제가 더 심각하게 대두되었고, 지역 내에도 이러한 어려움을 갖고 있는 주민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복지관은 문제가 나타난 후 개입하는 것이 아닌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디지털 시민성 역량강화’를 돕는 교육 및 치료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 활동 ‘제로 웨이스트 W.O.W.’사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 지역 내에 재활용품 선별처리시설이 있는데요, 순환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기도 하고 악취도 많이 나서 주민들과 그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민들과 쓰레기 줄이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나아가서 조금이라도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활동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희 복지관이 위치한 영구임대아파트는 30년 이상 되면서 지역 내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지역주민의 70%정도가 어르신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상황에 맞춰 2020년부터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번1,2,3동, 미아동, 송중동 내 어르신 약 1,000명을 지역 안에서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 사회복지 현장의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된 보수교육 강의도 하시고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인권동아리였던 ‘그라츠’에서도 활동하고 계시는데, ‘인권’에 대해 관심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2004년부터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열악한 현장의 처우, 보호되지 않는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을 보고 경험하였습니다.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일에 매일 야근을 해야하는 현장 속에 있었고, 생필품을 주민들에게 나눠드리는 날이면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주민들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고민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소진하고, 상처받아 현장을 떠나는 동료들을 보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명확하게 무엇이 문제인지 잘 설명하지 못하던 그 때, 2016년 말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인권강사 양성과정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인권이라는 것이 쉬운 것 같으면서도 너무 어려워서 교육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더욱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권동아리‘그라츠’를 함께 만들고, 함께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인 이론부터 여러 사례들을 공부하면서 ‘사회복지 현장 내 차별’에 대해 조사하고 분석하여 발표하는 자리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인권에 대해서 공부하면 할수록, 알게 되면 알수록 혼자만 알아서는 변화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 더욱 명확했습니다.
그래서 미래가 있는 사회복지 현장, 모두가 행복한 사회복지 현장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사회복지사 보수교육 인권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인권을 공부하고, 보수교육 강의를 하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도 되어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바쁘다보면 놓치게 되는 사회복지가 추구하는 가치를 고민하며 일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 사회복지사들이 현장에서 다양한 위기(폭언, 폭행 등) 속에서 인권 침해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먼저 현장의 다양한 위기가 수면 위로 올라와 이야기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들이 경험하고 있는 위기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안들이 마련되어야 하는지 함께 논의될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져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 위함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이 문제인지 원인의 원인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한다면, 그에 맞는 근본적인 대안도 찾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인을 찾는 과정 속에서 대안도 함께 모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사회복지사들이 이러한 다양한 위기를 이야기하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소통의 장은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도 필요하고, 법인이나 기관 차원에서도 필요합니다. 특히 협회에서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만들어서 어디에서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있다면 모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현재 사회복지사들을 위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었고, 그에 따른 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위원회에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여기에서 논의되는 내용들이 법과 제도로 만들어져서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부장님께서 사회복지를 포함해서 관심이 있는 주제가 무엇일까요? 또 관련해서 어떤 활동들을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특히 ‘기후정의 실현’과 관련하여 사회복지분야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주거취약계층 주민들과 관련한 인권에 대해 학습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So, We(Social Worker’s Eco Community for Climate Justice: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지구 위기의 시대, 기후정의를 위해 함께 합니다.)’라는 환경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So, We’는 작년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필환경 동아리로 시작되어, 시설 평가지표를 환경의 이슈와 접목하여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한 의견제시 및 ‘기후위기의 시대,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사회복지사의 선언문’을 만들어 사회복지사들에게 공유하였습니다. 올해는 중부재단 지원으로 기후위기로 인한 주민의 어려움과 욕구 파악을 위한 사회복지 현장의 실태조사 설문지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진성 리더십에 관심을 가지고 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에서 진행하는 여러 학습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성 리더십은 제가 사회복지사로서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하여 자신만 동기부여하는 것이 아닌 함께하는 구성원들과도 공유하여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도이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학회 내에 참여하고 계시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으신데요,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적극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 향후 이루고 싶으신 목표나 계획이 있으신가요?
저는 우리 마을이, 우리 조직이 행복한 공동체가 되는 것을 꿈꿉니다. 모두가 존중받고, 존엄하게 살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을 위해 제가 있는 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자 합니다. 올해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교육을 계속해서 수강하고 인권동아리 ‘그라츠’에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So, We’ 동아리 활동에서 계획한 결과물을 잘 만들어내기 위해 적극 참여하고자 합니다. 진성 리더로서의 훈련과 실천에도 게으르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려 합니다. 배워서 남주는 일을 잘 하는 사회복지사로 살아가며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